아기를 키우다 보면 비싼 장난감보다 택배 상자나 빨래 바구니를 더 좋아하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장난감을 꺼내려고 바구니를 비워두었더니 어느새 그 안에 들어가 앉아 있거나, 커다란 박스를 발견하면 손을 짚고 몸을 밀어 넣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그러는 줄 알지만 비슷한 행동이 반복되면 부모도 궁금해집니다. '왜 굳이 좁은 곳에 들어가려고 하지?', '답답하지 않은가?', '이런 행동도 발달과 관련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기에게 상자나 바구니는 단순한 수납용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밖에 있을 때와 안에 들어갔을 때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고, 자신의 몸이 어느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됩니다. 특히 기고, 앉고, 잡고 서는 등 이동 능력..
아기를 키우다 보면 외출 준비만으로도 작은 실랑이가 시작될 때가 있습니다. 분명 양말을 신겨놓았는데 유모차에 태우고 몇 분 뒤 보면 한쪽이 사라져 있습니다. 모자를 씌우면 기다렸다는 듯 손을 올려 벗어버리고, 다시 씌우면 또 벗습니다. 겨울에는 발이 차가워질까 걱정되고 여름에는 햇빛 때문에 모자를 씌워야 할 것 같은데 정작 아기는 부모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계속 잡아당깁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벗겨진 줄 알았다가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왜 이렇게 싫어하지?', '촉감에 예민한 건가?', '양말을 안 신겨도 괜찮은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하지만 아기가 양말이나 모자를 벗는 행동에는 단순한 거부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물건을 발견하고 손으로 잡아당겨 변화..
아기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시작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조금 특별한 장면을 기대합니다. 엄마가 책을 펼쳐 읽어주면 아기가 그림을 바라보고, 손가락으로 동물을 가리키면 관심을 보이고, 조금 더 자라면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아기와 책을 펼쳐보면 상황은 전혀 다를 때가 많습니다. 첫 페이지를 읽기도 전에 아기가 손을 뻗어 책장을 넘깁니다. 두 장, 세 장을 한꺼번에 넘기기도 하고 방금 본 페이지를 다시 앞으로 넘기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책의 내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고 책장을 넘기는 행동만 반복합니다. 심지어 책을 닫았다가 다시 펼치거나 거꾸로 들고 만지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게 책 읽기가 맞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다른 아기들은 그림책을 집중해서..
아기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평소처럼 집에서 음악을 틀었는데 아기가 갑자기 몸을 앞뒤로 흔들거나 엉덩이를 들썩입니다. 앉아 있다가 상체를 좌우로 움직이기도 하고, 신이 나면 두 팔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웃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움직인 것 같지만 같은 노래를 다시 틀었을 때 비슷한 반응을 보이면 부모도 궁금해집니다. '벌써 음악을 알아듣는 걸까?', '지금 춤을 추는 건가?' 싶어 괜히 웃음이 납니다. 특히 평소 자주 듣던 동요나 특정 음악이 나왔을 때 유난히 크게 반응하면 아기가 노래를 기억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기는 말을 이해하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 훨씬 전부터 목소리의 높낮이와 반복되는 소리, 박자와 리듬 같은 청각적 특징..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손을 제법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면 집 안에서 새로운 관심거리가 하나둘 늘어납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좋아하는 것이 서랍과 문, 상자입니다. 장난감이 바로 옆에 있어도 굳이 수납장 앞으로 기어가 서랍을 잡아당기고, 열리면 안을 들여다봅니다. 부모가 다시 닫아놓으면 또 열고, 이번에는 안에 들어 있는 물건까지 하나씩 꺼냅니다. 장난감 바구니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깔끔하게 정리해놓으면 아기는 기다렸다는 듯 내용물을 전부 바닥에 꺼내놓습니다. 처음에는 귀엽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일을 반복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슬슬 지칩니다. '왜 굳이 다 꺼내는 걸까?', '정리하는 족족 어지르는데 이걸 계속 하게 둬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기가 서랍이나 상자를 열고 ..
집에서는 잘 웃고 장난감도 혼자 가지고 놀던 아기가 밖에만 나가면 갑자기 조용해질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바쁘게 움직이던 아이가 낯선 장소에서는 엄마 품에 가만히 안겨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집에서는 얌전하던 아기가 새로운 장소에 가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만지려고 하고 평소보다 훨씬 활발해지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같은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를 만났을 때 평소처럼 웃어주지 않으면 '낯을 많이 가리는 건가?', '사회성이 부족한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면 또 '낯가림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기에게 낯선 장소와 익숙한 장소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