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트림 꼭 해야 할까? 토했을 때 밀려오는 죄책감까지
신생아를 키우다 보면 수유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트림’이다. 특히 완전분유 수유를 하고 있다면 공기를 더 많이 삼킬 수 있다는 이야기에, 트림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신생아를 키우는 부모로서 매번 트림을 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런데 더 힘들었던 순간은, 수유 후 아이가 토했을 때였다. 그때마다 “내가 트림을 잘 못 시켰나?” 하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이 글에서는 신생아 트림의 필요성과 원리, 꼭 해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토와 트림의 관계, 그리고 초보 부모가 느끼는 죄책감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까지 함께 정리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실제 육아 속에서 흔들렸던 마음을 담아 쓴 글이다. 막연한 자책 대신 정확한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트림보다 더 힘들었던 건 내 마음이었다
수유를 마치고 아기를 세워 안은 채 등을 토닥이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한 손으로는 아이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등을 일정한 리듬으로 두드린다. 팔은 점점 저리고 허리는 묵직해지지만, “꺼억” 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 모든 피로가 잠시 잊힌다. 마치 오늘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아무리 두드려도 트림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다. 5분, 10분을 넘겨도 조용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래도 아이가 졸려 보이면 결국 눕히게 된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가 ‘꿀럭’ 소리를 내며 토할 때가 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이 스친다. “내가 트림을 제대로 안 시켜서 그런가?”
아이보다 내가 더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아기가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미안함이 밀려왔고, 괜히 더 오래 안고 있었어야 했나, 중간 트림을 한 번 더 했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이어졌다. 신생아를 키우는 초보 부모로서, 나는 늘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트림의 역할과 토의 진짜 이유
신생아는 수유 중 자연스럽게 공기를 함께 삼킨다. 특히 분유 수유의 경우 젖병 구조나 젖꼭지 흐름에 따라 공기 유입이 달라질 수 있다. 위에 공기가 많이 남아 있으면 더부룩함을 느끼고, 이로 인해 보채거나 수유를 중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트림은 위 속 공기를 빼내어 아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신생아의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은 아직 미성숙하다. 그래서 위에 있던 내용물이 쉽게 역류할 수 있다. 이를 흔히 ‘게워냄’이라고 부르며, 많은 신생아에게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토했다고 해서 반드시 트림을 잘못 시킨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처음에는 트림과 토를 직선적으로 연결 지었다. 트림이 부족하면 토하고, 트림이 잘 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험은 조금 달랐다. 트림을 충분히 했던 날에도 소량을 게워내는 일이 있었고, 트림이 거의 없었던 날에도 멀쩡히 지나간 날이 있었다.
의사에게 상담을 받으며 들은 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체중이 꾸준히 늘고 있고, 분수처럼 강하게 뿜어내는 구토가 아니며, 아이가 이후에 편안해 보인다면 대부분은 생리적인 게워냄이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조금씩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트림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다양한 자세를 시도해볼 수 있다. 어깨에 세워 안고 등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듯 두드리기, 무릎 위에 앉혀 상체를 살짝 숙인 채 등을 토닥이기, 옆으로 안고 리듬감 있게 흔들어주기 등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10분 이상 시도했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아이의 표정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유 직후 바로 눕히기보다는 잠시 상체를 세운 상태로 안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저귀를 갈거나 옷을 갈아입힐 때 배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작은 팁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지켜도 토를 할 수 있다. 그때는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 아이의 몸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육아를 하며 느낀 것은, 부모는 쉽게 자신을 탓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눈앞에서 결과가 보일 때 더욱 그렇다. 아이가 토하면, 그 원인을 내 행동에서 찾고 싶어진다. 하지만 신생아의 몸은 아직 미완성이다. 부모의 노력만으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지금은 아이가 토를 하더라도 먼저 표정을 본다. 울음을 터뜨리는지, 아니면 금세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손을 움직이는지 살핀다. 대부분은 잠시 찡그리다가 다시 평온해진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숨을 고른다.
트림은 분명 도움이 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트림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체중이 잘 늘고, 활력이 있고, 반복적인 심한 구토가 아니라면 지나친 죄책감은 내려놓아도 된다.
혹시 지금 수유 후 토하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무겁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아기를 안고 등을 토닥이는 그 시간 자체가 이미 충분한 노력이다. 완벽한 트림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안정감과 아이의 전체적인 건강이다.
우리는 매일 배우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조금 덜 자책하며 아이를 바라보는 법을. 오늘도 아기를 안고 트림을 시키고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음이 흔들렸다면, 그 자체로 이미 사랑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