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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9개월이 되면 부모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아기의 대근육 발달로 향합니다. "친구 아기는 벌써 혼자 잘 앉는데 우리 아기는 아직도 손을 짚어야 앉아 있어요.", "앉혀 놓으면 금방 옆으로 넘어져요." 실제로 육아를 하다 보면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보다 보면 또래 아기들이 혼자 앉거나 기어 다니는 모습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가 조금만 늦어 보여도 혹시 발달이 느린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기의 발달은 시험처럼 정해진 날짜에 맞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9개월이라도 어떤 아기는 기기를 먼저 하고, 어떤 아기는 앉기를 먼저 익히며, 또 어떤 아기는 잡고 서기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9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혼자 오래 앉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앉을 수 있느냐' 한 가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발달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아기는 보통 언제 혼자 앉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아기는 생후 6~8개월 사이에 잠깐 혼자 앉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손을 바닥에 짚고 균형을 잡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손을 떼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됩니다.
이후 생후 8~10개월이 되면 자세가 훨씬 안정되고, 앉은 상태에서 몸을 돌리거나 장난감을 집기 위해 앞으로 숙였다가 다시 중심을 잡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발달 시기일 뿐이며, 몇 주 또는 한두 달 정도의 차이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혼자 앉기 전에 필요한 발달 과정
많은 부모는 '앉기'만 하나의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혼자 앉기까지는 여러 발달 과정이 차례대로 이어집니다.
- 목을 안정적으로 가눌 수 있다.
- 뒤집기와 되집기를 자유롭게 한다.
- 엎드린 자세에서 팔로 몸을 지탱한다.
- 허리와 복부 근육이 점차 강해진다.
- 몸의 중심을 잡는 균형 감각이 발달한다.
즉, 혼자 앉는 것은 단순히 허리 힘만 좋아진다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목, 어깨, 등, 복부, 골반까지 여러 근육이 함께 발달해야 하고, 넘어질 것 같은 순간에도 몸의 중심을 다시 잡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9개월인데 아직 혼자 앉지 못해도 괜찮은 경우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조금 더 지켜봐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뒤집기와 되집기를 자유롭게 한다.
- 배밀이나 기기 연습을 하고 있다.
- 엎드린 자세에서 팔을 쭉 펴고 몸을 잘 들어 올린다.
- 양손을 모두 사용해 장난감을 잡고 논다.
- 사람을 보고 웃거나 눈을 맞추는 등 상호작용이 좋다.
- 잡고 서거나 무릎을 세우는 동작을 시도한다.
실제로 이동 능력이 먼저 발달하는 아기들은 앉는 자세보다 기기나 서기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달에는 다양한 순서가 존재하며, 모든 아기가 교과서처럼 같은 순서를 따르지는 않습니다.
부모가 자주 하는 오해
① 오래 앉혀두면 빨리 앉는다?
아직 스스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아기를 오랫동안 앉혀두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② 범보 의자에 많이 앉히면 허리 힘이 생긴다?
범보 의자나 유아용 의자는 잠시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허리 힘을 길러주는 운동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바닥에서 자유롭게 뒤집고, 엎드리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코어 근육 발달에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혼자 앉기를 도와주는 놀이
바닥 놀이 시간을 충분히 갖기
가장 좋은 운동은 바닥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넓은 매트 위에서 뒤집기, 배밀이, 기기 연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의 중심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장난감을 약간 앞에 놓기
장난감을 살짝 앞쪽에 두면 아기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가 다시 중심을 잡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허리와 복부 근육을 사용하는 좋은 연습이 됩니다.
스스로 자세를 바꾸게 기다리기
부모가 계속 자세를 잡아주기보다 아기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주변은 푹신한 매트 등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은 개인차이지만, 다음과 같은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 상담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몸 전체에 힘이 너무 없고 축 처지는 느낌이 든다.
- 뒤집기나 몸 돌리기 등 다른 대근육 발달도 함께 늦다.
- 한쪽 팔이나 다리만 계속 사용하는 모습이 보인다.
- 앉기뿐 아니라 전반적인 발달이 또래보다 많이 늦다고 느껴진다.
- 부모가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발달 평가는 빠를수록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걱정이 계속된다면 전문가에게 확인을 받아 부모의 불안도 덜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9개월인데 아직 손을 짚고 앉아 있어요.
손을 짚는 자세는 아직 균형을 배우는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와 복부 근육이 발달하면 손을 떼고 앉아 있는 시간이 점차 길어질 수 있습니다.
Q. 기기는 하는데 혼자 오래 앉지는 못합니다. 괜찮을까요?
가능합니다. 이동 능력이 먼저 발달하는 아기들도 있으며, 기기를 하면서 코어 근육이 더 강해져 이후 앉는 자세가 안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무리
9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혼자 오래 앉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의 발달은 월령보다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뒤집기, 배밀이, 기기, 잡고 서기처럼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다면 앉기도 자연스럽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어제보다 조금 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지, 새로운 동작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충분한 바닥 놀이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면, 아기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