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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기가 장난감을 보며 손가락을 쭉 뻗거나, 창밖의 새를 보면서 한 방향을 계속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혹시 가리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손 전체를 뻗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검지손가락 하나를 펴서 원하는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은 단순한 개인기가 아니라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몸짓입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가 자신의 관심과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첫 번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시기와 의미,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론: 가리키기는 말보다 먼저 시작되는 의사소통입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합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울음만으로는 부족해지고, 점차 표정과 몸짓, 손짓을 이용해 주변 사람과 소통하기 시작합니다. 그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은 가장 중요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리키기는 단순히 물건을 향해 손을 뻗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대상을 다른 사람도 함께 봐주기를 기대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같은 것을 바라보고 경험을 나누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이후 언어 발달과도 깊게 연결됩니다. 아이가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부모가 "강아지네.", "비행기가 지나가네."라고 말해주면서 단어를 배우는 기회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가리키기는 단순히 귀여운 행동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의미 있는 발달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론: 아기는 언제부터 손가락으로 가리킬까요?
대부분의 아기는 생후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가리키는 행동을 시작합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거나 늦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 전체를 뻗거나 팔을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손가락을 하나만 펴는 동작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검지손가락으로 정확하게 대상을 가리키게 됩니다.
가리키기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요구하기 위한 가리키기'입니다. 원하는 장난감이나 간식, 안아달라는 표현처럼 '저것을 갖고 싶어요.'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행동입니다.
두 번째는 '함께 보기 위한 가리키기'입니다.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나 강아지, 자동차처럼 흥미로운 대상을 부모에게 알려주기 위해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행동은 공동주의(Joint Attention)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공동주의란 부모와 아이가 같은 대상에 함께 관심을 가지는 능력을 말합니다. 아이가 가리키고 부모가 함께 바라보며 반응하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리키기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손의 움직임이 정교해졌기 때문입니다. 검지손가락을 따로 펴는 동작은 소근육 발달이 이루어져야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모방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무언가를 가리키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아기도 자연스럽게 같은 행동을 따라 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다른 사람과 관심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이걸 봐.'라는 의도가 담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요?
아기가 가리키는 방향을 먼저 함께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비행기네.", "고양이가 지나가네.", "빨간 공이 있네."처럼 대상을 말로 설명해주면 좋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가리켰다면 무조건 바로 주기보다 "공을 가지고 놀고 싶구나.", "물을 마시고 싶었네."처럼 마음을 먼저 말로 표현해주는 것도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도 부모가 다양한 것을 가리키며 이름을 말해주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가리키기와 언어가 함께 발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손바닥 전체를 뻗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검지손가락 하나를 펴서 창밖을 계속 바라보더니 새가 지나가는 방향을 따라가더라고요.
그때 함께 "새가 날아가네!"라고 이야기해주었더니 저를 한 번 바라보고 다시 새를 보았습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지만 '같이 봐.'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척 신기했습니다.
부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손은 뻗는데 손가락은 안 펴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 전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시간이 지나면서 검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하는 것만 가리켜요."라는 경우도 정상입니다. 대부분은 요구를 표현하는 가리키기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 함께 보기 위한 가리키기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가리키기를 안 해요."라는 걱정도 많습니다.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다른 발달이 자연스럽다면 조금 더 기다려볼 수 있습니다. 다만 돌 이후에도 가리키기뿐 아니라 눈맞춤과 모방, 상호작용이 전반적으로 매우 적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결론: 가리키기는 아이가 세상과 대화를 시작하는 첫 번째 몸짓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은 단순한 개인기가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재미있는 것을 함께 나누며, 부모와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경험은 언어와 사회성 발달의 밑바탕이 됩니다.
모든 아이가 같은 시기에 가리키는 것은 아니므로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의 작은 손짓에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반응해주는 것입니다.
오늘 아기가 창밖이나 장난감을 향해 손을 뻗는다면 잠시 같은 방향을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그 장면을 말로 표현해보세요. 그런 작은 대화들이 쌓이면서 아이는 '내가 가리키면 엄마와 아빠가 함께 봐주는구나.'라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언젠가 아이는 손가락 대신 말로 "저기!", "강아지!", "비행기!"라고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시작은 지금의 작은 손가락 끝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