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나면 삶의 중심이 완전히 바뀐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아이를 기준으로 돌아가고, 자연스럽게 모든 선택도 아이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어디로 갔지?’ 예전에는 분명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나만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것이 희미해진 느낌이 든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지다 보니, 내가 점점 흐릿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글에서는 엄마가 된 이후 ‘나 자신이 사라진 것 같은 감정’의 정체와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그리고 다시 나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나’라는 존재가 희미해지는 순간
아기를 낳기 전에는 ‘나’라는 존재가 분명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일들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하지만 육아가 시작되면서 그 기준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하루의 중심이 아기로 이동하고, 자연스럽게 나의 우선순위는 뒤로 밀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요즘 뭘 좋아하지?’ 그 질문에 바로 답이 나오지 않을 때, 괜히 마음이 묘해진다. 특히 나는 대학교 졸업후 10년동안 금융권 직장에서 꽤나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였다. 그렇기에 지금 육아휴직중의 삶과 괴리가 너무 커서 가끔 그때의 직장인이였던 내모습이 전생같다는 느낌까지 들때가 있다. 직장에서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오롯이 나라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근데 요즘은 누구의 엄마로서의 역할밖에 없으니 자동적으로 이 아이가 없으면 나라는 존재도 굳이 필요가 없게 느껴지는것이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이유
✔ 1. 모든 기준이 아이 중심으로 바뀜
육아를 하다 보면 모든 결정이 아이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먹는 시간, 자는 시간, 외출, 심지어 하루 일정까지 모두 아기 중심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선택’은 줄어들게 된다. 나의 선택을 고집하면 결국 그 결정은 나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내 약속 때문에 아이와 함께 외출하여 낮잠이 꼬여 그 약속후 아이가 잠들때 까지 배로 힘들었던 경험을 한 엄마라면 공감을 할것이다.
✔ 2. 나만의 시간이 사라짐
육아는 24시간 이어진다. 특히 어린 아기일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나를 돌아볼 기회도 함께 줄어든다.
✔ 3. 역할에 집중된 삶
엄마라는 역할에 집중하다 보면, 점점 ‘엄마’만 남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전의 나, 개인으로서의 나는 점점 흐릿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가 없던 시절은 기억도 잘안나고 전생같은 느낌마저 든다.
✔ 4. 반복되는 일상
육아는 비슷한 루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반복 속에서 ‘나는 계속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나 역시 어느 순간 이런 감정을 느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아이를 돌봤는데, 밤이 되면 문득 ‘오늘 나는 뭘 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많은 일을 했는데도, 나를 위한 시간은 하나도 없었던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나’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시선이 생겼다. 나는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다.
나를 다시 찾기 위한 작은 시작
- ✔ 하루 10분, 나를 위한 시간 만들기
- ✔ 예전에 좋아했던 것 하나 다시 해보기
- ✔ ‘엄마’가 아닌 나로 대화하기
- ✔ 혼자 있는 시간을 죄책감 없이 받아들이기
👉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나는 요즘 친정엄마에게 양해를 구하여 일주일에 2번 피티를 받고있다. 살도 좀 빼고, 나를 위해 일단 뭐라도 해보자 싶어 시작한건데 지금 현재까지는 아주 만족도가 높다. (체력도 기르면 아이 키우기에도 더 좋겠지 싶어 이와중에 합리화를 좀 더 하고있다 ㅎ)
사라진 게 아니라, 잠시 뒤로 간 것뿐
엄마가 되면서 나 자신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뒤로 밀려 있는 상태일 뿐이다. 조금씩 시간을 내어 나를 위한 작은 것들을 다시 시작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짧은 시간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해보거나,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나 역시 요즘은 아주 작은 것부터 다시 찾아보려고 한다. 예전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기는 오늘도 나와 함께 성장하고 있고, 그 안에서 나 역시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